♤ 사랑방손님

김해도서관 전시실 갤러리 가야에서 12월 4~8일까지 양민주 수필가의 <아버지의 구두>그림전이 열린다.

꼬맹이소나무 2013. 11. 24. 10:07

11월 셋째주 새책
2013년 11월 19일 (화) 11:46:48 호수:148호  11면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http://www.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28

▶아버지의 구두
(양민주 지음/산지니/239p/1만 5천 원)

   
 
"아버지는 시골에서 어머니의 간호를 받으시며 새로 산 신발을 신어보지도 못한 채 한 달을 누워만 계시다 고이 눈을 감으셨다. 아버지의 삶을 기록할 수 없었던 새 구두는 아버지의 몸무게나 제대로 읽었을까?"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이 글만 읽어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기고 간 새 구두에 얽힌 이야기가 짐작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아버지가 이렇게 자식들 곁을 떠나지 않을까. 2006년 <시와 수필>로 등단한 양민주 시인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틈틈이 써온 수필을 책으로 엮었다. 위의 글은 표제글 '아버지의 구두' 중 한 대목이다. 이 글 옆에는 묵화 그림 하나가 그려져 있다. 서예가인 범지 박정식의 그림이다. 댓돌 위에 놓여진 구두 한 켤레가 글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저자는 세 누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하는데,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누나들을 만났을 때의 마음을 담은 글도 있다. "누나들이 이젠 흰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얼굴에 주름이 생겼으며 말씀도 얌전스럽다. 세월 앞에 순응해버린 누나는 이젠 누님으로 불러야겠다." 이 글에는 뽀글뽀글 퍼머머리의 누님 얼굴이 그려졌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따뜻한 책이다. 한편 이 책에 실린 박정식의 그림 전시회가 열린다. 김해도서관 전시실 갤러리 가야에서 12월 4~8일까지 <아버지의 구두>그림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