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국시인협회장이 발표한 “시인선서”의 내용입니다.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詩이며 , 거짓말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傳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유린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
*1987년 당시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이었던 권일송 시인과 시를 무척 사랑했던 소년한국일보 김수남 사장이 함께 발의하고, 시낭송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당시 한국일보 김성우 논설위원이 동의, 여기에 한국시인협회가 동참함으로써 시의 날이 제정되었습니다. 11월 1일로 기념일을 정한 것은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소년'지 창간호의 발간일이 1908년 11월 1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자료는 다음에서 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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